[혼자여도 괜찮아 3화] 남편의 이혼 통보
“이혼하자.”
남편의 메시지는 단 네 글자였다.
너무나 간단하고 무심한 그 말이, 내게는 온 세상을 무너뜨리는 소리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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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어느 날, 휴대폰 화면에 남편의 이름이 떴다.
오랜만의 연락이었다. 설렘도, 기대도 아니었다.
그저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했을 뿐이었다.
메시지는 단 한 줄이었다.
“이혼하자.”
나는 그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눈을 감았다 뜨고, 화면을 껐다가 다시 켜봤다.
하지만 문장의 내용은 변하지 않았다.
단순하고 무심한 네 글자.
‘이혼하자.’
마치 쉬운 일을 말하듯 그렇게 던져진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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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갑자기 왜 이혼을 말하는 거야? 이유가 뭐야?”
하지만 답장은 없었다.
몇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온 메시지에는 차갑고 날 선 문장이 적혀 있었다.
“아이 핑계 대지 마. 다음 달에 갈 테니 준비해.”
그 순간, 나는 그의 마음이 이미 떠났음을 알았다.
모든 것이 끝났다는 걸 깨달았다.
이 결혼은, 내가 지키고 싶다고 해서 지킬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남편의 마음속에서 나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그는 이혼을 단순히 절차로만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 이유가 궁금했다.
무엇이 우리를 이 지경까지 몰고 갔는지 알고 싶었다.
혹시 내가 정말 뭔가를 잘못했던 건지,
아니면 그의 삶에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지.
그 답을 찾기 위해, 나는 변호사를 찾아가기로 했다.
결혼 생활을 되돌릴 수 없다면, 그에 맞는 현실적인 준비를 해야 했다.
변호사는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이혼을 이렇게 갑자기 통보하는 경우는 두 가지 이유가 많습니다. 돈 문제이거나 여자 문제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고개를 저었다.
“돈 문제는 아닐 거예요. 그가 돈으로 사고를 쳤다면 이렇게 나한테 나오진 않았을 거예요.”
스스로 확신하려고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묘한 불안감이 생겼다.
변호사는 이어서 말했다.
“양육비는 남편의 소득을 고려하면 월 120만 원 정도 나올 것 같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숨이 멎는 것 같았다.
‘120만 원? 내가 지금까지 150만 원으로 생활했는데?’
그가 매달 보내던 돈으로 아이와 나의 모든 생활을 꾸려왔던 나에게 그 금액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숫자였다.
상담이 끝난 후, 변호사는 말했다.
“진행하게 되면 다시 연락 주세요. 모든 준비는 제가 도와드릴 겁니다.”
변호사 사무실을 나와 바깥 공기를 마셨다.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그가 왜 이혼을 요구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아직 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분명했다.
이제, 나는 그의 모든 흔적을 다시 들여다보려 했다.
무엇이 그의 결정을 만들었는지, 그 답은 어디에나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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