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혼자여도 괜찮아(연재)4

[혼자여도 괜찮아 4화]: 내 잘못이래요 [혼자여도 괜찮아 4화]: 내 잘못이래요 “그들의 아들은 잘못이 없대요”시댁의 비난며칠 전, 부모님께 시댁에서 전화가 왔다고 했다.“너희 상황이 왜 이렇게 됐냐고 물어보더라.”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숨이 턱 막혔다. 왜 나에게 직접 묻지 않고 부모님께 전화를 했을까? 그들은 나와 대화할 용기조차 없었던 걸까? 어머니는 그들에게 말했다고 한다.“아무리 그래도 생활비는 줘야 하지 않겠냐고요.”“그랬더니 뭐라고 하셨어요?”나는 어머니에게 물었다.“…아무 말도 안 하더라. 그냥 넘어갔어.”나는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대답은 필요 없었다. 그들의 침묵은 언제나 같은 의미였다.언제나 그들의 아들만시댁은 언제나 남편을 두둔했다. 그들의 아들은 언제나 옳았고,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민혁이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 2025. 1. 15.
[혼자여도 괜찮아 3화] 남편의 이혼 통보 [혼자여도 괜찮아 3화] 남편의 이혼 통보“이혼하자.”남편의 메시지는 단 네 글자였다.너무나 간단하고 무심한 그 말이, 내게는 온 세상을 무너뜨리는 소리처럼 들렸다.9월이었다.추석 연휴가 끝난 어느 날, 휴대폰 화면에 남편의 이름이 떴다.오랜만의 연락이었다. 설렘도, 기대도 아니었다.그저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했을 뿐이었다.메시지는 단 한 줄이었다.“이혼하자.”나는 그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눈을 감았다 뜨고, 화면을 껐다가 다시 켜봤다.하지만 문장의 내용은 변하지 않았다.단순하고 무심한 네 글자.‘이혼하자.’마치 쉬운 일을 말하듯 그렇게 던져진 말이었다.나는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갑자기 왜 이혼을 말하는 거야? 이유가 뭐야?”하지만 답장은 없었다.몇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온 메시지에는 차갑고.. 2025. 1. 8.
[혼자여도 괜찮아 2화] 생일 이후, 침묵과 단절 [혼자여도 괜찮아 2화] 생일 이후, 침묵과 단절아빠가 없는 생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우리의 삶에는 보이지 않는 침묵이 깃들기 시작했다.아빠 없는 생일은 처음이 아니었다.늘 그랬던 것처럼 아이와 나는 그저 잘 지냈다.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그가 없던 시간이 일상이었던 것처럼.아진이는 여전히 학교에서 돌아오면 내게 달려와 “엄마, 오늘 학교에서 이랬어!” 하고 이야기했다.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래? 아진이 너무 잘했네!” 하고 대답했다.아빠의 부재는, 어쩌면 우리 둘에게 익숙해진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걸 나는 느끼고 있었다.8월이 되자, 연락은 더 이상 오지 않았다.남편의 이름이 뜰까 봐 자꾸만 들여다보던 휴대폰 화면은 이제 아무.. 2025. 1. 2.
[혼자여도 괜찮아 1화] 아이의 생일, 그날의 시작 [혼자여도 괜찮아 1화] 아이의 생일, 그날의 시작 결혼한 지 10년, 나는 남편과 장거리 부부로 살아왔다. 남편은 2~3달에 한 번씩 집에 왔고, 그마저도 며칠 머물다 다시 떠나곤 했다.처음에는 이런 생활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사랑이 있다면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믿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아이를 향한 사랑만 있다면 충분할 거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작은 균열이 생겨났다.대화는 점점 줄어들었고, 남편은 가끔씩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딸 아진이와의 일상에 모든 마음을 쏟으며 그의 빈자리를 채우려 했지만, 그가 남긴 거리감은 메워지지 않았다.‘지금은 바쁜가 보다. 조금 지나면 나아지겠지.’나는 스스로를 속이며 그가 돌아올 날을 기다렸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돌아온 것.. 2024. 12. 27.